가끔 그런 날 있잖아요~? 야외에서 고기도 구워 먹고, 해가 완전히 진 깜깜한 밤이면 모닥불을 바라보며 도란도란 대화도 나누었다가 불멍도 했다가. 그러다 지루함이 불쑥 고개를 내밀면 오로라 가루도 한 번 뿌려주고! 꺼져가는 모닥불을 뒤로하고 졸린 눈을 비비며 텐트로 들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잠이 들었다가 지저귀는 새소리에 눈을 뜨는, 그런 감성에 젖고 싶은 날이요! 캠핑 장비는 없지만 캠핑 감성은 찾고 싶어서 서울 근교 글램핑장을 검색하다가 마침 저의 마음에 쏙 들어온 곳이 있어 예약을 하고 다녀온 후기를 들려드릴게요.
강화캠핑파크를 예약한 이유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갑자기 불어온 갬핑 감성 바람에, '이날 뭐하지~?'가 '캠핑 가고 싶다!'가 되어 즉흥적으로 서울 근교 캠핑장을 검색하게 되었습니다. 서울 근교 캠핑장이나 글램핑장은 많은데, 3주 전에 예약이 가능한 곳을 찾으려니 선택지가 많이 좁아졌어요. 게다가 대부분의 글램핑장이 남양주, 가평 쪽에 있더라고요. 저는 인천에서 접근성이 좋은 글램핑장을 찾고 있었고, 결과적으로 카라반이 예쁘고 후기들도 호평 일색이었던 강화캠핑파크를 예약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예쁘기만 해서 예약을 진행했던 것은 아니었고... 카라반이 신모델이라 깨끗해 보였고, 고기를 구워 먹거나 불멍을 할 수 있는 데크 공간도 넓고 깨끗해 보였습니다. 매점이 따로 있어서 간단한 음료나 과자는 매점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깨끗하고 조용하게 잘 관리되고 있는 곳이라는 후기가 아주 많았던 점도 강화캠핑파크를 선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현충일이 끼어있었던 주말을 예약했고, 급하게 예약했는데 1박 가격이 21만 원으로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글램핑하러 가자!
사전 준비
저는 사전에 쿠팡에서 캠핑용 고기 세트를 구매했습니다. 오로라 가루도 미리 구매했어요. 강화캠핑파크 인근에 마트가 없어 가는 길에 김포 이마트에 들러 고기를 더 맛있게 먹기 위한 쌈채소와 쌈장, 소금, 감성을 위한 술, 불멍타임에 빠지면 아쉬운 마시멜로와 빼빼로,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먹을 라면과 비요뜨 구매 완료!
*왜 빼빼로를 구매했는지는 뒤에서 보여드릴게요!
험난한 길
강화도로 넘어가는 다리에서 교통 정체가 너무 심해서 한참을 다리 위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리를 건넌 이후부터는 막히는 구간이 없었어요! 강화캠핑파크 위치가 마을 안쪽이라, 도착 직전 500m쯤 도로 폭이 너무 좁고 구불구불해서 초보 운전자는 운전이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체크인
강화캠핑파크는 폐교를 개조하여 만든 캠핑장입니다. 정문을 통과하면 정면에 운동장이 있는데 잔디와 야자수, 코코넛 껍질을 엮어 만든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작은 수영장이 있습니다. 이 운동장을 중심으로 좌우에 카라반과 몽골텐트가 있습니다. 운동장을 사이에 두고 정문 맞은편 학교 건물로 들어오셔서 우측 복도의 제일 처음 있는 교실이 바로 매점!
저는 정문 근처 빈 공간에 주차를 먼저 해놓고, 매점으로 가서 체크인을 했습니다. 사장님께서 직접 부대시설들을 소개해 주셨고, 카라반이 모여 있는 곳까지 안내해 주셨습니다. 체크인 당시 남아있는 카라반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라고 하셨고, 제가 방문한 토요일 오후 4시에는 정문 근처의 바깥쪽 3대의 카라반이 선택 가능했어요.*체크인 오후 3시부터 가능
사장님께 추천을 해달라고 했더니 아무래도 부대시설이 있는 학교 건물과 가까우면 오고 가기가 편하니 학교 건물과 가까운 카라반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살구색 카라반에 체크인을 했고, 사장님께서 꼼꼼하게 카라반 사용법과 주의사항을 안내해 주셨습니다.
살구 카라반에 짐을 풀고 다시 매점으로 가서 숯과 장작, 얼음컵, 각얼음, 그리고 캠핑용 고구마를 구매했어요. 매점에서 마시멜로와 쫀드기도 팔고 있었습니다! 오로라 가루는 없다고 하니 미리 구매해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캠핑 데크에 아이스박스가 기본적으로 배치되어 있어서 저는 각얼음을 보관하는 용도로 유용하게 잘 썼습니다.
본격적인 글램핑 시작!
강화캠핑파크 꼼꼼후기
카라반
살구 카라반은 들이신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내부 시설이 깨끗했지만 아쉽게도 저는 의자에서 머리카락 한 올을 보고 말았어요... 카라반의 크기가 크지 않아서 성인 2명이 생활하기에는 많이 불편합니다. 딱 잠만 잘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은데, 키 164cm 기준 침대가 딱! 맞았어요. 바닥에 20인치 캐리어 한 개를 펼쳐 놓으면 꽉 차는 공간입니다. 그래도 신기하게도 있을 건 다 있고, 수납공간도 은근히 많았습니다. 따로 식기를 챙겨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 웬만한 식기는 다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사실 호텔이나 펜션을 이용할 때도 위생 상의 이유로 가급적이면 구비된 식기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긴 하지만, 식기가 깨끗했다는 후기가 많았던 데다 실제로도 깨끗해 보였고, 일회용 식기 구입을 깜빡하기도 해서 갖춰진 식기를 씻어서 사용했습니다. 작은 전자레인지와 드라이기, 에어컨도 있어요!
살구 카라반은 바깥쪽에 있는 카라반이라, 카라반 내부 창문을 통해 뒤쪽의 숲이 보여서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감성 카라반"이라는 말에 걸맞게 카라반 바깥에 가랜드가 설치되어 있어서 작은 소품이지만 기분이 좋았습니다.
캠핑 데크
카라반 앞 개인 데크에서 고기를 구워 먹거나 불멍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저는 이 공간이 상당히 넓으면서도 아늑하고 프라이빗해서 좋았습니다. 연기와 벌레를 쫓을 수 있는 선풍기도 유용하게 사용했고, 캠핑 의자도 편해서 이곳에서 오랜 시간을 편하게 보냈습니다. 고양이들 간식도 챙겨 가서 종종 찾아오는 고양이들에게 나누어 줬는데 생각보다 고양이가 많지는 않았고, 많이 귀찮게 하지도 않았습니다.
화장실
강화캠핑파크에 오기 전 첫 번째로 걱정했던 곳, 화장실! 후기에서는 화장실이 남녀 공용이라고 해서 걱정을 했는데 제가 방문했던 2022년 5월에는 화장실이 남녀 구분되어 있었어요! 구분되어 있는 화장실을 보는데 어찌나 좋던지요~ 발전하는 강화캠핑파크! 여자화장실 기준으로 2개의 세면대가 있었고, 저는 자기 전 간단한 세안은 이곳에서 했어요. 화장실은 총 세 칸이 있었는데, 첫 번째 칸은 재래식, 나머지 두 칸은 좌변기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샤워장
가장 걱정이 많았던 곳이었습니다. 샤워장에 출입하기 위한 출입문이 2개가 있어 안전하다고 느꼈고, 여자샤워장 기준으로 샤워장에 들어서면 양치나 세면을 할 수 있는 수도가 3개 설치되어 있습니다. 세면대는 아니고 커다란 스테인리스 통? 강아지 목욕시킬 수 있는 그런 통이어서 저는 조금 불편했어요. 안쪽으로 샤워실이 2칸 밖에 없어서 저는 첫날 저녁에 밖에서 15분 정도 기다린 것 같아요. 샤워실 공간은 깨끗했고 짐을 올려둘 수 있는 선반도 있고 아주 넓었습니다. 온수 조절은 아주 즉각적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큰 불편함 없이 조절되는 편이었습니다.
개수장
채소를 씻거나 설거지를 할 수 있는 개수장도 상당히 넓었고, 개방된 개수장이지만 천장에 선풍기가 설치되어 있어서 쾌적하고 환기가 잘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개수장 내에 커다란 음식물 쓰레기통이 있는데도 날벌레가 없고, 불쾌한 냄새도 나지 않았습니다. 후기 대로 신경 써서 관리하신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부대시설
폐교를 개조하여 만든 캠핑장인 만큼, 학교를 주축으로 실내에는 옛 학교 풍경을 그대로 담아낸 교실과 토끼, 프레리도그, 양, 공작새 등 동물들, 그리고 수영장까지! 캠핑 외의 즐길 거리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교실은 별로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옛 책걸상과 풍금, 사물함, 교과서들을 보는데 생각보다 즐겁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졌어요. 동물들도 꽤 많고 활발해서 더 놀고 싶었어요. 아이들은 정말 좋아하겠다 싶었습니다. 수영장은 저 뿐만 아니라 이용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파란 수영장을 보고, 물소리를 듣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수영장이 너무 캠핑장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어서 수영복을 입고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할 수 있을까? 싶긴 했어요.
또 강화캠핑파크?
한여름에는 벌레가 너무 많아서 조금 힘들 것 같지만, 불앞에 있어도 덥고 습하지 않을 가을이 오면, 강화캠핑파크를 다시 찾고 싶습니다. 카라반에서 화장실이나 개수장까지 오고 갈 때 다른 카라반/텐트 손님들이 조금 신경 쓰였고, 샤워실이 2개뿐이라 혹여나 빈 샤워실이 없을 때 한참 기다려야 하는 일이 또 벌어질까 하는 우려가 있지만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던 카라반과 캠핑 데크 시설이 쾌적하고 만족스러웠으며 강화캠핑파크의 전반적인 시설이나 분위기가 자연친화적이고 편안했어요. 확실히 캠핑은 호캉스와는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강화캠핑파크 덕분에 첫 캠핑에 대한 기억이 좋게 자리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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