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촬영이 안 되는 전시를 좋아하는 저에게
예술의 전당은 복잡한 머리를 환기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장소가 아닌가 싶어요.
지난 주말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를 보고
이른 저녁을 먹으려는데,
아시죠? 예술의 전당 근처에 밥 먹을 곳이 마땅찮은 거...
그동안 예술의 전당 맛집이라고 찾아간 곳 중
정말 "맛"이 있었다고 기억에 남은 곳은
예술의 전당 바로 길 맞은편에 있는 쌀국수집과
남부터미널역 근처에 있는 연어덮밥집이 있는데요.
지난 주말에 만두국 맛집이라는 [봉산옥]에 다녀와서
저의 예술의 전당 맛집 리스트가 완전히 바뀌었어요!
봉산옥 브레이크 타임과 웨이팅,
메뉴 꿀 조합,
그리고 포장까지!
후기 알려드릴게요.
봉산 만두국 맛집
_웨이팅 필수?
날씨가 날씨이니 만큼 "만두국"이 끌리기 쉬운 것 같아요.
게다가 봉산옥은 블루리본, 미쉐린, 그리고 망고 플레이트까지!
각종 맛집 가이드에서 줄줄이 맛집 도장을 찍은 곳이라고 해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방문 전 후기를 검색해 봤을 때
평양식 만두국이라서 국물이 슴슴하고,
평양냉면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거라는 후기를 읽어서
조금 걱정이 되었어요.
저는 평양냉면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래도 괜히 블루리본 맛집이겠어? 하며 방문했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평양냉면과 무관하게! 맛있습니다.
봉산옥 브레이크 타임이 오후 5시까지라서
5시에 맞춰 가면 웨이팅이 없겠지 했는데 웬걸?
토요일 오후 4시 55분쯤 방문했더니
멀리서부터 보이는 대기줄...
그리고 불안한 예감은 틀리지 않죠.
오후 5시가 땡! 하니까 그제야 문을 열어주셨는데
(미리 열어주시지 않음)
마침 제 앞에서 줄이 끊기는 거 있죠...
캐치 테이블로 대기할 수 있으니까
줄 끊기면 바로 캐치 테이블로 대기부터 걸어두세요.
저는 그냥 줄 서있다가 의도치 않게 새치기를 당했어요.
약 20분 정도 기다려서 자리를 안내받았는데
안내받은 곳은 지하 1층...!?
지하 1층도 같이 열어주시지...
20분을 기다려도 브레이크 타임 직후에 들어가신 분들 중
식사를 마치고 나오시는 분들은 안 계셨어요.
만두국이니까 회전율이 빠르겠지 했는데
보통 만두국만 드시는 게 아니라서
회전율이 생각보다 빠르지 않을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봉산옥 메뉴
_오징어순대 주문 필수!
만두국 맛집으로 알고 갔는데
만두국만 주문하기는 아쉬워서
녹두빈대떡과 고민하다가 오징어순대를 함께 주문했어요.
근데 저랑 같이 주문하신 테이블 3개 모두
만두국과 오징어순대를 함께 주문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여기 오징어순대도 맛있나?' 하고 기대가 되었습니다.
봉산 만두국_13,000원
오징어순대_26,000원
가격대는 좀 있는 편...
밑반찬으로 새콤한 배추김치와 깻잎 무침,
그리고 무말랭이가 작은 아기 공깃밥과 함께 나오는데
짭짤해서 만두국과 먹기 딱이었어요.
기본 밑반찬은 별거 없다는 후기를 읽었었는데
저는 맛있더라고요.
그리고 금방 먼저 나온 만두국.
만두 5알이 들어 있고,
만두 위로 고기 고명이 보여요.
국물 아래에 양념이 있으니 잘 섞어 드세요.
보통의 고기만두는 아니고
슴슴하면서도 슴슴하지 않은,
살짝 오징어 향도 나고요?
무가 조금 들어갔는지 식감도 있는데
뭐라 설명을 못하겠어요.
처음 먹어보는 듯, 먹어본 적 있는 듯한 맛?
암튼 국물도 만두도 맛있습니다!
고기 고명과 함께 먹으면 맛있다는 후기를 봐서
그렇게 먹어봤는데
진짜 달라요!
만두 위에 고기 고명 올려서 드셔보세요.
그리고 대망의 오징어순대!
며칠 전 인스타그램에서 속초 누룽지 오징어순대를 보고
오징어순대가 먹고 싶었는데
누룽지 오징어순대에는 비할 바가 아니겠지 하며
크게 기대를 하지는 않았어요.
오징어를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요.
그런데...!
촉촉하고 쫄깃하면서도 질기지는 않은 오징어가
아주 살짝 튀긴 건지 바짝 구운 건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속을 품고 있는데
와 이거 진짜 별미에요.
명태회무침 올려서 같이 먹으면
절로 눈이 번쩍 뜨이고 엄지가 척! 되는 맛.
저는 먹다가 부모님께도 이 맛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2인분 추가로 포장 주문했어요.
(만두국 2인분에 오징어순대 3인분 시켰더니 10만 원을 넘게 썼네요...)
또 오고 싶은데 비싸긴 하다
만두국도 평소 먹던 만두국과 다르게 맛있었는데
오징어순대의 맛이 워낙 인상 깊어서
여기를 만두국 맛집이라고 해야 할지,
오징어순대 맛집이라고 해야 할지?
성인 2명 기준
만두국 2인분, 오징어순대 1인분 먹으니까
배가 터질 정도로 배가 불렀어요.
근데도 저는 다시 가면 이렇게 주문할 것 같아요.
(다른 대안이 없으니까?)
속초 누룽지 오징어순대 가격이 15,000원인 걸 생각하면
확실히 봉산옥이 비싸긴 한 것 같은데
별미는 별미니까
예술의 전당 오셨다면 한 번쯤은 드셔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봉산옥 주차장 있으나 협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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