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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여우가 하는 일

[2022일기] 갈까, 말까

by 새끼여우W 2022.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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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0일 목요일
2022년 1월 20일 목요일

쉬어가도 될까
옳은 선택일까


알람소리에 잠을 깨고서야 알았다.
잠을 깨기 직전까지 꿈 속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피곤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전날 너무 무리했나?

마음을 다잡고 한창 일을 하고 있는데
인사팀장에게 연락이 왔다.
잠깐 이야기 좀 하자고.
올 것이 왔구나.

20여 분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결론은 ‘연봉 더 못 올려준다.’
힘이 빠진다.
그만 둘까.

몸이 물에 젖은 솜마냥 무겁고 쳐져서
점심을 먹고 카페에 가는 대신
사무실에 엎드려 잠을 자는 것을 선택했다.

다시 눈 뜨자마자 일, 일, 일…
겨우 짬을 내어 양치를 하러 간 건 오후 3시가 넘어서였다.

오후 4시.
내게 추가 업무를 주시는 본부장님.
못하겠다고 말했다.
웬만해선 그런 말 않는 나라는걸 잘 아시는 분이라
면담 요청을 하셨다.
그것도 회사 밖에서.

가감 없이 말했다.
왜 내가 이런 대우를 받으면서 이렇게까지 일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공감은 해주시는 듯하지만
바뀌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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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 된다.
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한 3개월만 퇴근 이후 몇 시간이 아닌
하루 24시간을 내 인생으로 갖고 싶다.
여유롭게 브런치를 즐기고,
볕이 잘 드는 카페에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운동을 한 후 영화를 한 편 보고,
영어 회화 연습을 하다가
친구를 만나 저녁을 먹는 인생.

3개월만 쉴 수 있을까.
3개월을 쉬고 나면
나를 필요로 하는 괜찮은 회사에 티오가 나고
그 회사에서 나를 부를까.
혹시나 그 타이밍이 어긋나서
3개월이 1년이 돼버리는건 아닐까.
그런 생각들에 머리가 복잡하다.

설이 지나면 신점을 보러 가야겠다.

그래도 나를 웃게해주는


퇴근길에 내가 날이 서있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오늘은 남자친구와 짧게 통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회사 얘기도 자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랬는데,
힘 없는 내 목소리에 오늘 하루를 묻는 남자친구에게
술술술 다 말해버렸다.

말해놓고 아차 싶다.
이러고 싶지 않은데.
이 사람도 매일 잘 풀리는건 아닐텐데.

대화 주제를 돌려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무뎌질 것 같지 않았던 날이
어느새 무뎌져 있고,
내가 웃고 있다.
지금의 나에게는 참 소중하고 감사한 사람.

덕분에 영어 회화 연습도 놓치지 않았고
이렇게 일기도 쓰고 있다.
내일을 위한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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