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새끼여우가 하는 일

[회사생활/마음가짐] 직장 내 괴롭힘 사례로 나 돌아보기

by 새끼여우W 2022. 1. 29.
반응형

퇴사선물 - 에그타르트
퇴사선물 - 에그타르트

 

며칠 전 선임들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힘들어하던 타팀 동료가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고용노동부에 신고를 하여 직장 내 괴롭힘 사례로 인정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제가 전해 들은 아래의 언행들은 저로서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생각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괴롭힘의 정도나 시간의 순서와 상관없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사례를 써 내려가겠습니다.

 

[언어 - 후임을 포함한 팀원 모두가 있는 앞에서 특정 인원을 지목하며]

  • 돈 받았으니까 일해야죠?
    (퇴사 하루 전날까지 일을 주며 한 말)
  • 공부를 못하는 사람이 공부를 잘하려면 뭘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나는 한 시간이면 끝낼 수 있는 일을 왜 이렇게 오래 해요?
    (누구도 절대 한 시간 안에 끝낼 수 없는 일)
  • 이것밖에 생각 못 해요?
  • 일 이런 식으로 하면 어쩔?
  • 이래가지고 다른 데서는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내가 이성이 아니라서 그래요?
    (술자리가 늦어져 집에서 자고 가라는 제안을 거절하니 한 말)
  • 동료가 중요해요, 택시비 3만 원이 중요해요?
    (술자리에서 차 끊겨서 먼저 들어간다고 하니 한 말)
  • 그런 식으로 선 그으면서 사회생활하면 안 돼요. 같이 밥도 먹고 술도 먹고 잠도 자면서 친해지는 게 사회생활이지.
    (선 그은 적 없음)
  • 저 팀 직원이랑 친하다고 하지 않았어요? 혼자만 친하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에요?
    (타팀에 급하게 업무 협조 요청을 시켰는데 일정 상 원하는 협조를 100% 다 받지 못한 상황)
  • 연예인도 아니면서 SNS 개인계정을 왜 안알려줘요?
  • 얼굴이 너무 다른데?
    (결국 알아낸 SNS 개인계정에 업로드되어 있는 사진을 보고 비웃으며 한 말)
728x90

[행동 - 팀에서 특정 인원만 제외한 채]

  • 회의 진행하기(그러나 같은 공간에 있음)
  • 밥 먹으러 나가기
  • 커피 마시러 나가기
  • 휴게실 가기
  • 투명인간 취급하기
  • 한 소리 하고는 서랍을 탁탁 소리 내서 열고 닫고, 문을 쾅쾅 열고 닫는 등 불필요한 소음 만들며 눈치 주기
  • SNS 개인계정에 업로드한 수영복 사진 타팀 동료와 돌려보고, 당사자에게 해당 사실 언급하며 수치 주기

 

[이 외 행동]

  • 업무 아이디어 가로채기
  • 책임 전가하기(잘되면 내 탓, 안되면 네 탓)
  • 본인 잘못 덮어씌우기

 

그간 보고 듣고 경악한 언행들이 더 많은데 남의 일이라 그런지 전부 기억에 남지 않았다는 점이 동료에게 미안할 따름입니다.

 

위의 언행들을 전해 들으며 저는 괴롭힘을 행하는 선임의 자질과 그가 살아온 인생,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능력 없이 술자리 등을 통해 쌓은 인맥으로 어찌저찌 살아왔고, 거기에서 오는 자괴감을 능력 있고 인정받는 후임을 무능한 바보로 폄하함으로써 해소해가는 게 아닌가 하고요.

실제로 위의 언행들을 받아내야만 했던 저의 동료는 제가 6년이 넘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본 어느 누구보다 자기 일을 사랑하고 그만큼 열정적으로 일하며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고, 클라이언트들도 그 능력을 인정하는 유능한 직원입니다.
그런 직원을 시기 질투하고, 그 능력을 폄하하면서 본인의 자존감을 채우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을 보며 제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저 역시 후임들과 함께 일하며 팀장 역할을 하고 있고, 후임들에게 업무 가이드와 업무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 있습니다.
어느 날 문득, 후임들의 업무에 대해 반드시 한 개 이상의 업무 피드백을 전달하려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게 하고, 발전했으면 하는 의도였지만 가끔은 제가 꼬투리를 잡는 듯한 시선으로 후임들의 업무를 바라볼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원하는 리더의 모습은 이게 아닌데 내가 왜 이럴까 고민을 하다가 피드백을 주는 행위를 통해 ‘나는 일을 잘한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저의 자존감을 채우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습니다.
아뿔싸, 직장 내 괴롭힘을 행하는 타팀 선임과 저의 모습이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업무 능력에 대한 자부심과 자존감은 스스로 노력하고 업무 역량을 계발하여 더 높일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데이터 분석 쪽으로 더 깊이 있는 시야를 가지고 싶고, CRM 마케팅을 공부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내 팀의 일원인 이상 후임들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더 크게 보도록 노력하고 따뜻한 시선과 신뢰로 후임들의 업무를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는 반성을 해봅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