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총 경력 6년 차,
현 직장에서는 4년 차가 되는
퍼포먼스 마케터입니다.
디지털 광고대행사에서
검색, 배너, 동영상, 앱 광고 등
다양한 디지털 광고의
직접 운영 경력을 넓고 얕게 쌓았고,
해당 경력을 인정받아
현재의 종합광고대행사로 스카웃되어
디지털 퍼포먼스 마케팅팀에서
회사 내부 계열사의 주요 사업체 2개와
외부 광고주 2개의 광고를
마찬가지로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직을 할 당시에는
회사 내부 계열사 주요 사업체 1개의
디지털 광고를 담당하는 것으로
업무범위를 사측과 상호 확인했었고,
제가 2년 차 사원으로 입사를 했기 때문에
제가 담당할 회사 내부 계열사
주요 사업체 1개를 주담당하는
5~6년 차 대리 한 명이 사수로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3년 하고도
9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
회사에, 특히 제가 소속된 팀에
크고 작은 바람들이 수차례 들이닥쳤고,
현재는 6년 차 대리인 저의 부사수로
1년 차 신입사원 한 명,
6개월 차 신입사원 한 명만이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짐작하시겠지만
신입사원 2명은 계속해서 배우고,
경력을 쌓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저의 가이드 없이는
업무가 진행되기 힘든 상황인 데다
사실 가이드뿐만이 아니라
아직도 검색광고 키워드 세팅 및
입찰가 조정을
제가 직접 하고 있다고 하면
팀 컨디션이 이해가 되실까요?
게다가 입사 당시 확인한 것과는 다르게
현재는 제가 주담당하는 광고주가
내부 계열사 사업체 2개와
외부 광고주 1개,
그리고 부담당하는 외부 광고주가 1개로
총 4개의 광고주를 담당하고 있으며
신입사원 2명의 교육과 함께
팀의 실적 관리 및 방향성을 설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현 직장에 입사했을 당시에는
내부 계열사 사업체 1개에
5~6년 차 대리 1명과 2년 차 사원이었던 제가
인볼브 되어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업무량이 상당하고
스트레스도 막심합니다.
일반적인 광고대행사라면
4개의 광고주를 담당하는 것이
큰 일은 아닐 수도 있지만,
회사 내부 계열사의 광고를 담당한다는 것은
인하우스 마케터로서
보다 깊은 데이터에 접근하여 분석하고
광고를 포함한
전반적인 마케팅 업무를 진행하며
보고의 빈도가 잦고 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적어도 제가 속한 회사에서는요.)
그런 내부 광고주를 1개도 아닌
2개를 한 사람이 담당하면서
외부 광고주 업무까지 진행하는 것을
저는 현 직장에 입사한 이래로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회사 내에
디지털 광고 직접 운영이 가능한
시니어 퍼포먼스 마케터가
저밖에 없다는 사실은
때때로 제게 부담이 되기도,
그리고 필수인력이라는 자부심이 되기도 합니다.
현재 제가 당면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하루 종일이라도 토로할 수가 있지만
이쯤 해두는 것으로 하고,
그래서 제가 그동안
회사 내 저의 포지션에 대해서
갖고 있었던 생각은
위에서도 말했듯이 '필수인력'이었습니다.
매년 받아온 높은 인사평가,
제가 보고하는 데이터에 대한
광고주 및 임원들의 신뢰,
그리고 제가 회사에 잔류하기를 바라는
대표 및 인사팀의 케어로
나름대로 필수인력에 준하는 대우를
받고 있다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인사평가에서
가장 높은 등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낮은 연봉 인상률을 통보받았고,
현재 한 차례 이의제기 후
2차 면담을 기다리고 있는 와중에
어디선가 이런 글을 읽었습니다.
'고인물이 가장 많이 하는 착각은
본인이 회사에 없으면 안 될 존재라는 것이고,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 "허세"다.'
뜨끔했습니다.
나 혹시 "허세"를 부리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졌고, 지금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나의 퇴사가 팀의 해체를 불러일으키는가?
차장급 중간관리자 채용에
성공한다면 No,
실패한다면 Yes.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높은 페이를 지불하고서라도
팀을 유지할 마음이 있다면
중간관리자 채용이
아주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신규 인력 채용에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남아있는 사원 2명은
청년내일채움공제중이라
섣불리 퇴사를 할 것 같지는 않고,
그들이 보내질 만한 팀이
사내에 없는 것도 아니라서
팀이 해체된다고 해도
회사 입장에서 큰 타격이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둘째,
나의 퇴사가 광고주의
광고 중단을 불러일으키는가?
이건 확실히 No.
그러나 제가 재직중일 때와 비교했을 때
광고 운영과 분석,
그리고 전략 기획 부분에 있어서
질적인 차이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셋째,
나의 퇴사가 회사 수익에
큰 손해를 입히는가?
Well,
회사 내에 누군가가 총대를 메고
기꺼이 나서서 저희 팀 사원들에게
가이드를 준다고 가정했을 때,
광고 대행수수료 측면에서
당장의 가시적인 손해는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내부 광고주의
보고 체계를 고려했을 때
광고주의 만족도가 상당히 떨어질 것이고
광고주의 불만족은 곧
광고비의 감액으로,
광고비의 감액은
광고 대행수수료의 감액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회사 수익에 일정량의 영향은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추측을 해봅니다.
이 마저도 총대를 메는 시니어가 없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퇴사를 하게 되면
실무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지겠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당장에 체감할 만큼의 손해는 없을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습니다.
고로 저는 고여 있는 생각을 갖고 싶지 않은
고인물로서
좀 더 겸손할 필요가 있고,
저의 업무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서
회사에서 모종의 이유로라도
연봉 인상률을 낮게 책정하지 않을 만한
필수인력이 되어야겠습니다.
일차적으로 생각은 정리가 되었지만
현 직장에 남아있는 것이
저에게 옳은 일인지
여러모로 고민이 많은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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