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서 을지로 맛집으로 을지다락을 알게 되었어요.
(맛집을 인스타그램으로 알게 되는 편)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
포슬포슬 부드러운 오므라이스 사진을 보곤
저장을 안 할 수가 없더라고요.
꽤 오래전에 저장을 해둔 것 같은데
기억에서 희미해질 때쯤 다녀온 을지다락!
지금은 검색해 보니 강남, 가로수길, 도산공원, 여의도에까지
을지다락 지점이 진출을 한 모양이에요.
저는 본점인 을지로로 다녀왔는데,
반전이 있었다죠?
을지다락 후기 지금 들려드릴게요.
을지다락 입구 빨리 찾기!
을지로 맛집들은 왜 이렇게들 입구를 찾기가 어려운 걸까요?
이게 바로 을지로 감성인 걸까요?
도무지 카페나 맛집, 술집이 있을 것 같지 않은
조용하고 스산한 골목을
지도를 켜고 헤매다 보면
슬며시 나타나는 을지로 감성 맛집ㅎㅎ
을지다락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을지다락 간판 찾는다고 너무 헤매지 마시고
'덕일칼라' 간판을 찾으시면
배고픈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불편한 웨이팅
일요일 오후 6시 30분에 방문한 을지다락.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
'여기가 맞나...?' 조심스레 철문을 여니
맙소사,
언뜻 봐도 5~6팀 정도가 웨이팅 중이었어요.
역시 좁고 가파른 계단을 몇 계단 더 걸어 올라가면
2~3팀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웨이팅석이 있고
나머지 2~3팀은 좁고 가파른 계단 위에 위태롭게 서서,
가끔 열리는 철문을 비집고 들어오는
찬바람을 맞으며 웨이팅을 해야 했습니다.
그나마 5~6팀 안에 들어서 철문 안쪽에서 기다릴 수 있었지,
제 뒤로 오는 팀들은 모두 철문 밖에서
안쪽의 상황이 어떠한지 알지도 못한 채로
찬바람을 고스란히 맞으며 기다려야 했을 거예요.
끔찍합니다.
배도 고팠고 웨이팅 하는 공간도 너무 불편해서
'그냥 다른 데 갈까?'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워낙 예전부터 오고 싶었던 곳이라
꾹 참고 기다려보기로 했어요.
그래서 웨이팅 얼마나?
저는 정확히 "26분"을 기다렸습니다.
거진 30분이죠.
일요일 오후 6시 30분에 30분을 기다려
7시에 메뉴판을 손에 쥐었더니
어찌나 설레고 먹고 싶은 메뉴가 많던지요.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가츠산도도 있네요!
먹고 싶은 거 다 주문했습니다.
다락 오므라이스_15,000원
가츠산도_12,000원
매콤크림 파스타_17,000원
다락에이드(파인애플)_5,900원
여자 2명이서 주문했는데
아주 배부르고 좋았어요!
대체로 음식 양이 많은 편은 아니어서
2차로 어디 가실 게 아니라면
2명이서 메뉴 3개는 주문해야 할 것 같아요.
이 메뉴 조합 추천하고 싶어!
제일 먼저 나온 다락에이드!
파인애플 에이드를 주문했더니
파인애플이 나와버렸어요ㅎㅎ
기분이 상큼하고 좋았습니다.
마시기는 조금 불편했던 게,
종이 빨대가 녹기도 했고
빨대의 가동 범위가 좁은 데다
파인애플 머리까지 피해 가며 요리조리 마시기가 불편해서
나중에는 머리 떼고(?) 마셨어요.
맛은 청량한 파인애플 주스 맛!
파인애플을 직접 갈아서 만들었다거나 하는 맛은 아니었고
파인애플 시럽을 쓴 것 같은 맛이었어요.
기분 내긴 좋았는데
음료 퀄리티에 비해 가격이 조금 있다는 생각.
잠시 후 기대했던 다락 오므라이스와
가츠산도가 나왔습니다.
다락 오므라이스
다락 오므라이스는 기대를 하긴 했지만
분식집에서 먹는 평범한 오므라이스랑 정말 뭐가 달라도 달라서
살짝 놀랐어요.
계란이 정말 포슬포슬 부드럽고
소스 맛도 특별해서
을지다락에 방문하신다면
꼭 한 번은 드셔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가츠산도
가츠산도는 더 대박이었던 게,
제가 저렇게 비계 부분을 머금고 있는 가츠산도를 처음 먹어 봤거든요.
먹기 전엔 조금 당황했는데
굉장히 부드럽고, 촉촉하고,
밸런스가 좋았습니다.
살짝 느끼함이 있긴 한데
함께 나온 샐러드를 위에 얹어서 먹으면
엄지 척~!
또 주문할 의사 200% 구요,
디저트처럼 식사 다 하시고 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왜냐면 식사 중에 먹으면
가츠산도 맛이 조금 묻히는 것 같거든요.
식사 마지막에 먹으니 입안이 개운해지고
뱃속이 리셋되는 느낌이었어요.
사실 매콤크림 파스타는
큰 기대 없이 특이해서 주문을 했는데
기대 이상이었어요~!
이름처럼 생각보다 더 "매콤" 하고,
그래서 더 좋았어요.
크림 파스타는 시간 지나면 잘 불고 꾸덕꾸덕해져서
입맛이 없어지기 마련인데
을지다락 매콤크림 파스타는
소스에 무슨 짓을 한 건지 잘 불지도 않고
제가 딱 좋아하는 묽기와
적당히 탱글하면서도 산뜻한 면발이었어요.
을지로 감성은 특별할까?
좁고 가파른 계단에 비해
생각보다 안쪽에 자리는 넓었던 을지다락.
따뜻한 조명과 북적이는 분위기가 좋았어요.
(분위기 마치 리틀 포레스트?)
화장실은 남녀 공용이었지만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고요.
분위기나 메뉴만 생각하면
소개팅하기에도 참 좋겠다 싶은데
테이블 간격은 좁은 편이라
이 부분은 감안하셔야 할 것 같아요.
다른 지점 분위기도 궁금해서
다음에는 다른 지점으로 방문해 보고 싶은데,
을지로 을지다락은 을지로만의 감성이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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