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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여우가 하는 일

[2023일기] 감사함으로 시작하는 하루

by 새끼여우W 2023.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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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몰래 뽀뽀하는 오렌지와 머메이드
나 몰래 뽀뽀하는 오렌지와 머메이드

#1

나는 아침 출근길 지하철 6호선을 탈 때

7-2에서 타는 것을 좋아한다.

적당히 붐비고, 적당히 환승하기 빠른 위치인데다,

슬슬 다리가 아프다~ 싶은 역에서 내리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런 7-2의 제일 앞에 줄을 섰다.

감사하다.

 

#2

아니나 다를까,

우르르 자리가 났다.

자리에 앉고나서야 숨이 쉬어지는 기분.

감사하다.

 

#3

어찌된 일인지 환승을 하려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지하철을 놓치고 말았다.

출근길에 지하철을 놓치다니.

새해 첫 지각인가?

순간 너무 막막했다.

그런데 운이 좋게 버스가 바로 와서 지각을 면했다.

감사하다.

 

#4

나는 저상버스를 좋아한다.

차체가 낮아 안정적이고 공간이 넓기 때문이다.

오늘은 저상버스이면서 전기버스를 탔다.

전기버스는 처음인가?

서있는 승객을 위한 공간이 넓고 폭신폭신 편하게 되어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감사하다.

 

#5

버스에서 내려 회사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나는 이 길이 좋다.

방해하는 것 없이 시야가 뻥 뚫려 있고

풀이며 물이며 동물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 길을 걷는데 전날 쌓인 눈이 뽀득뽀득,

귀와 발바닥을 간지럽혔다.

너무 귀여운 이 기분.

웃음이 났다.

 

감사함을 한껏 느끼며 고개를 들었는데

공기도 좋고 춥지도 않다.

되려 공기가 시원하게 느껴졌다.

 

감사함으로 가득찬 아침 출근길.

 

오늘 하루, 이번 달, 올해,

그리고 앞으로도 내 인생은 이렇게 어디에나 감사할 일이 있겠지?

내가 그걸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서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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