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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여우가 하는 일

[2022일기] 요즘 코로나 증상일기(ft.감기라고 한 사람 누구야)

by 새끼여우W 2022.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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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 문자
코로나 확진 문자

네... 제가 못된 바이러스에 걸려버리고 말았습니다.

2년 반을 운 좋게 피해 다녔는데,

운이 나쁘게도 어떠한 혜택도 없는 이때에,

그것도 아주 독하게 코로나에 걸려버렸어요.

 

증상이야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저는 예상치 못한 고통에 격리 기간 내내

두렵고 혼란스러웠어요.

 

저와 비슷한 증상을 겪고 계신 분들을 위해

저의 '요즘 코로나' 증상 일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8/8(월)
: 확진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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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가 살짝 부었다.

어떠한 불편함도 없었고

이 외 어떠한 증상도 없었다.

 

나는 내가 원체 편도가 잘 붓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고,

전날 야구장에서 목놓아 응원을 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8/10(수)
: 확진 1일차

새벽 2~3시.

자고 있는데 갑자기 열이 오르고

오한이 느껴졌다.

비몽사몽 열감에 일어나서

코로나 자가진단 키트를 사용,

"음성"임을 확인했고,

곧바로 다시 잠에 들었다.

 

오전 7~8시.

아무래도 열이 심상치가 않았다.

그렇지만 새벽에 자가진단 키트 사용 시

음성이었고,

코로나의 대표적인 증상은 '인후통'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목 쪽에는 어떤 통증도 없었기 때문에

'냉방병인가?'하고 감기약을 먹고 출근했다.

*마침 최근 집에서도 밤새 에어컨 바람을 쐬었었다.

 

감기약 기운이 도니 열이 조금 내려간 것을 느꼈고,

집에 누워있지 않고 출근을 해서 일을 하니

한결 활기가 도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오전 10~11시.

사무실의 에어컨 바람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춥게 느껴졌다.

살을 에는 것 같은 근육통

모든 관절들이 삐거덕 거리는 것 같았다.

이 한 여름에 추위를 많이 타는 나 한 사람 때문에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없으니

내가 에어컨 바람을 피해

회의실에 가서 일을 하기로 했다.

 

오후 12시.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입맛도 없고 속이 울렁거렸다.

간간이 참기 힘든 기침이 터져 나왔고

가래도 생기는 것 같았다.

 

다른 것보다 이 오한과 맞서 싸우며

도저히 업무를 마칠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조퇴를 하고 병원을 찾았고,

신속항원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증상이 있으면 검사비용 약 5천원,

 증상이 없으면 약 3만원.

 

병원에서 잰 체온은 39.5도,

편도가 아주 많이 부었다고 했다.

*그러나 열 때문인지

 이때까지만 해도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코로나 처방전
코로나 처방전

병원에서 처방받은 해열진통제를 먹으니

다행히 열이 금방 잡혔고,

발열과 오한 외 불편했던 증상은 없었기 때문에

요즘 코로나 증상이 초기 코로나에 비해

많이 가벼워졌다는 말을 떠올리며

잠자리에 들었다.

 

 

 

8/11(목)
: 확진 2일차

새벽 3~4시.

열이 오르고 목이 아파서 잠에서 깼다.

편도가 더는 부을 수 없다고 생각될 정도로

부었다.

목을 뜨겁게 달군 모레로 문지르는 것 같은 느낌이다.

뜨겁고, 따가워.

 

코로나 처방약
코로나 처방약

오전 7~8시.

약을 먹기 위해, 먹고 싶어서

밥을 먹었다.

이런 적은 처음이다.

약을 먹고 열은 잡혔지만

목 통증은 잡힐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후 12시.

코로나에 걸리면

커터칼을 삼키는 것 같은

인후통에 시달린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말을 "어느 정도" 실감했다.

 

오후 4~5시.

저녁이 되니까

머리가 어질어질했고

맑은 콧물이 조금 생겼다.

목 통증은 여전히 현재진행중.

 

오후 7~8시.

현재진행중인 줄 알았던 목 통증이

점점 심해졌다.

한 가지 다행인 건,

입맛은 있다.

목의 통증으로 차갑고 부드러운 과일이 당겼다.

파인애플, 멜론, 복숭아, 망고,

그리고 치즈케이크가 먹고 싶었다.

*그러나 사다 줄 사람도,

  배달을 받아 줄 사람도 없어 먹지 못함.

 

오후 9~10시.

포카리스웨트를 마셨는데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입맛이 있는 게 유일하게 다행인 점이었는데,

좌절스러웠다.

다행히 이는 일시적인 증상이었다.

 

오후 10~11시.

코막힘이 생겼다.

맑은 콧물의 양이 늘었다.

 

 

 

8/12(금)
: 확진 3일차

오전 12시.

자정이 넘어가니까

발작적인 기침이 나기 시작했다.

기침을 참을 수가 없는데,

기침을 하면 목구멍이 찢어질 것 같아

너무 괴로웠다.

 

오전 5~6시.

눈을 떴는데

목이 너무너무너무 아팠다.

전날 더는 부을 수 없을 정도로 부었던 편도는

더 부을 수 있었고,

편도가 목을 찢고 튀어나갈 것 같았다.

침을 삼키는 것조차 너무 괴롭고 고통스러웠다.

 

오한이 있는 걸 보니

도 나는 것 같은데

다행히 어제처럼 밤새 잠을 설칠 정도로

열이 심하지는 않은 듯했다.

 

오후 12~1시.

배탈이 났다.

구역질도 났다.

 

오늘이 지나면

이 고통이 씻은 듯이 없어져있길 바라며

약을 먹고, 잠을 자는 것을 반복했다.

 

파인애플 컵
파인애플 컵

오후 9~10시.

어제 먹고 싶었던 파인애플을 먹었다.

새콤함에 편도가 화끈거리고 따가웠다.

서러웠다.

 

 

 

8/13(토)
: 확진 4일차

코로나 처방약 : 가글
코로나 처방약 : 가글

오전 2~3시.

편도만 좀 가라앉으면 살 것 같은데.

여전히 뭔가를 삼키는 게 괴롭다.

가만히 숨만 쉬고 있어도

편도가 뜨겁고 따끔거려서

잠을 청해보려 해도

쉽사리 잠에 들지 못했다.

 

오후 3시.

맑은 콧물이 줄줄 흘렀다.

 

오후 4~5시.

정말 갑자기,

침을 삼킬 때 느껴지던 어마어마한 고통이

확 줄었다.

덕분에 물도 편하게 마실 수 있었다.

제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일시적인 현상이었다.

 

오후 6시.

미각이 사라졌다.

어떤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오후 8시.

약 기운에 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목 통증이 다시 돌아와있다.

 

 

 

8/14(일)
: 확진 5일차

코로나 처방약 : 진해거담제
코로나 처방약 : 진해거담제

오전 7~8시.

목이 여전히 너무너무너무 아팠다.

5일찬데.

목 통증이 귀로까지 연결되는 것 같다.

지친다.

 

오후 12시.

5일찬데도 목 통증이 전혀 차도가 없으니

덜컥 겁이 났다.

왜 이 못된 감기 바이러스 때문에

사람이 죽는지 알 것 같았다.

 

정신이 아득했고

이러다간 정말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119에 신고를 하기 위해

중증 코로나 증상을 찾아봤다.

 

자가호흡이 가능하고 의식이 있는 나는

중증으로 분류되지는 못할 것 같았다.

결국 휴일 진료를 하는 곳을 찾아

비대면 진료를 받았고,

가족이 나 대신 병원에 방문해서

진료비를 지불하고 새로 약을 처방받아왔다.

 

오후 2~3시.

새로 처방받은 약을 먹고 나니

그제야 목이 조금 가라앉은 느낌이었다.

 

요즘 코로나에 걸린

다른 사람들의 증상을 찾아봤다.

절반 정도는 2~3일 앓고 지나가는 것 같은데

나처럼 지독하게 앓는 사람들이 절반 정도인 것 같았다.

그게 위안이 됐다.

 

목 통증이 너무 괴로워

약 기운을 빌려,

그리고 의식적으로 잠을 자려고 했다.

 

 

 

8/15(월)
: 확진 6일차

오전 6~7시.

침을 삼키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그걸 할 때마다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잠에서 깨고

온몸을 긴장시킨 채,

의식적으로 침을 삼킨다는 사실이

나를 너무 비참하게 만들었다.

 

오전 8~9시.

찢어질 것 같은 목 통증이 여전했다.

나을 생각을 않는 것 같았다.

6일찬데.

 

오후 12시.

점심을 먹는 중에

갑자기 미각이 돌아왔다.

 

 

 

8/16(화)
: 확진 7일차

오전 9시.

오늘이면 자가격리가 끝이 나고

내일부터는 다시 출근을 해야 하는데

여전히 목이 아팠다.

 

7일을 꼬박 앓았다는 사실이

억울했고

그럼에도 여전히 아프다는 사실이

무서웠다.

 

오후 2시.

여전히 침을 삼키는 것도,

물을 마시는 것도,

음식을 먹는 것도

고통스럽지만,

죽을 것 같지는 않았다.

처음으로 차도가 있음을 느꼈다.

 

오후 6시.

저녁으로 갈비탕을 먹었다.

맛있었다.

오랜만에 약을 먹기 위해서가 아닌

맛이 있어서 먹은 식사였다.

힘이 조금 도는 것을 느꼈다.

 

 

 

8/17(수)
: 확진 8일차,
: 자가격리 해제 1일차
: 출근

오전 9시.

여전히 3번 중 1번 꼴로

침을 삼키면 고통이 느껴졌다.

그러나 죽을 만큼 아프지는 않았고,

3번 중 2번 매끄럽게 넘어가는 침에

오히려 깜짝 놀랐다.

 

오후 3시.

말을 하는 것이 훨씬 편해졌다.

행복했다.

 

오후 5시.

아이스라떼를 마셨는데

목이 따끔거렸다.

거의 마시지 못하고 다 버려야 했다.

슬펐다.

 

7일 동안 거의 누워있기만 하다가

밖에 나와 일을 해서인지,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직 몸에 남아있어서인지

오후가 되니 현기증이 났고

극심한 피로감이 몰려와

일에 집중을 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집에 도착하니

  현기증과 피로감은 말끔히 사라졌다.

 

 

 

8/18(목)
: 확진 9일차
: 자가격리 해제 2일차

코는 막히지 않았는데

코맹맹이 소리가 난다.

 

편도가 아주 살짝 부어있지만

이제 목 통증은 거의 없고,

목이 조금 건조하다는 느낌.

 

그래서인지 간간이 기침이 나오지만

이제야 살 것 같다.

활력이 돌고 우울감도 사라졌다.

 

아주 불편할 정도는 아니지만

가끔 묵직하게 가슴 통증이 올라온다.

 

주변에서 다들 코로나 후유증을 조심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조심을 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진해거담제는 더 먹고 싶지도 않다.

 

앞으로 물 많이 마시고

비타민도 잘 챙겨 먹을 예정이다.

 

 

 

8/19(금)
: 확진 10일차
: 자가격리 해제 3일차

편도 부기는 빠진 것 같은데

목을 만져보면

목 안쪽이 딱딱하다.

 

엄지손톱만 한 가래가

목구멍을 막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심장 근처에

콕콕 쑤시는 통증이 가끔 있다.

 

그리고 숨을 들이마시는 것이

편하지 않고

퍽 답답하게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누가 코로나를 두고

감기라고,

감기 가지고 유난이라고 했죠?

 

본인은 가볍게 지나갔을지 몰라도

저같이 지독하게 앓은 사람도 있으니

함부로 남을 비난하거나 비아냥대는 것은

멈춰주세요.

 

일주일이 넘도록 꼬박 앓고 나서

이제 좀 살 것 같아지니

약간의 홀가분함도 있기는 하나,

제 인생에서 육체적으로 가장 고통스러웠던 시간이었기 때문에

코로나는 되도록이면 걸리지 않아야 하는 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고통스러울 줄 알았다면

절대로 마스크를 벗지 않았을 거예요.

 

다들 몸조심하시고,

이 글을 읽고 계시는 확진자 여러분,

죽을 것 같이 아파도

지나가긴 하더라구요.

불안해 마시고 증상을 면밀히 살피면서

며칠만 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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